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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마비 강아지, 재활은 가능할까?

by 비식이네 2025. 7. 30.

사고로 인한 척추 골절, 그리고 완전한 신경 단절.

우리 밥알이는 그런 과정을 겪은 후지마비 강아지입니다. 수의사 선생님은 처음에 “다시는 걸을 수 없다”라고 말씀하셨고, 보호자인 저 역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 시간이 흐르며,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재활은 반드시 걷게 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점입니다. 후지마비 강아지에게 재활이란 ‘이 아이가 가진 몸으로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든 노력’을 의미합니다. 오늘은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후지마비 강아지를 위한 재활 방법에 대해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근육 위축 방지와 혈액 순환을 위한 수동 운동

신경이 끊긴 후지마비 강아지는 자발적인 움직임이 어렵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는 동안 근육이 빠르게 위축되고 혈액 순환도 저하됩니다. 이로 인해 관절이 굳고, 피부에는 욕창까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수동적인 자극을 통해 근육과 관절을 관리해주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우리 밥알이의 경우, 매일 아침과 저녁으로 최소 5~10분씩 다리를 천천히 구부리고 펴는 스트레칭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이때 무리하게 힘을 주지 않고, 부드럽게 마사지하듯 손으로 감싸서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데 집중합니다. 또한 발바닥을 부드럽게 눌러주는 방식으로 말초신경 자극을 해주면, 감각이 살아 있지 않더라도 몸 전체의 순환과 자율신경 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밥알이는 신경이 끊어진 상태라 회복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이런 운동을 통해 하체 근육의 급격한 퇴화나 2차 건강 문제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시간은 강아지에게도 보호자에게도 교감의 시간이 되기 때문에, 하루 일과 중 소중한 루틴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물리치료와 유산소 재활: 물속에서 움직이는 기적

가능하다면 동물 재활치료 센터에서 전문적인 물리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수중 러닝머신이나 수영 재활은 하중 부담 없이 관절과 근육을 움직일 수 있는 최적의 방법입니다. 물속에서는 체중이 가벼워지기 때문에 뒷다리에 부담 없이 움직임을 유도할 수 있고, 이는 혈액 순환, 근력 유지, 자율신경 자극에도 효과적입니다. 밥알이는 척수 신경이 끊긴 케이스라 수중 훈련을 한다고 해서 다시 걷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수영장에서 몸을 둥둥 띄우며 움직일 때는 혼자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통해 심리적으로도 큰 활력을 느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한 유모차를 이용해 공원 산책을 하면서 외부 자극을 꾸준히 주는 것도 일종의 정신적 재활로 매우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물리치료는 단기적인 회복을 목표로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장기적인 건강 유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수단으로 접근하면 부담 없이 재활을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일상 환경에서의 재활: 작지만 꾸준한 적응의 반복

후지마비 강아지의 재활은 병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장 중요한 건 집에서의 일상 속에서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가입니다. 우리 집은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려있고 이동 동선을 단순화되어 있어 밥알이를 위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뒷다리를 끌고 이동하더라도 피부가 까지지 않도록 보호대를 활용하고, 유모차를 사용하는 등 자극이 될만한 곳은 피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배뇨 문제 역시 중요한 일상 재활의 일부입니다. 밥알이는 스스로 소변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하루에 3~4회씩 보호자가 배뇨를 도와주고 있습니다. 이 작업은 단순한 수동 배뇨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반복적인 배뇨 루틴 자체가 밥알이의 신체 리듬을 조절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특히 물을 충분히 마시게 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주변 환경을 안정감 있게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가족 모두가 ‘밥알이도 혼자서 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혼자 밥을 먹을 수 있게 자리를 잡아주거나, 유모차에서 바깥 구경을 하며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것, 이 모든 게 작지만 중요한 재활의 연장선상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사고로 신경이 끊긴 후지마비 강아지, 처음에는 '이제 아무것도 못 하겠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사실을요. 재활은 반드시 회복만을 목표로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 아이의 현재 상태를 존중하면서, 더 나은 일상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재활이 됩니다. 우리 밥알이처럼, 몸은 불편해도 마음은 자유롭고 따뜻하게 살아가는 반려견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후지마비 강아지와 함께 살아가는 보호자분들에게, 이 글이 작은 위로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